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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비 줄거리, 영화 연출, 개인적인 감상

by 라파닛시 2025. 11. 25.

그레타 거윅이 연출한 2023년 영화 <바비>는 말 그대로 ‘바비 인형 실사판’이면서, 동시에 그 이미지를 해체하는 메타 코미디입니다. 바비랜드라는 분홍색 유토피아에서 시작해, 현실 세계를 왕복하는 여정을 통해 정체성, 젠더, 자본주의까지 한꺼번에 건드리는 판타지 코미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고 로비가 ‘전형적인 바비’를, 라이언 고슬링이 ‘그냥 켄’을 연기합니다. 이들이 함께 만든 바비랜드의 과장된 세트와 색감은 극장에서 봤을 때 눈이 살짝 아플 정도로 굉장히 화려합니다. 영화는 오펜하이머와 같은 날 개봉하며 ‘바벤하이머’ 현상을 만들었으며, 최종적으로 전 세계 14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2023년 최고 흥행작이 되었습니다.

영화 바비 줄거리

줄거리 – 완벽했던 바비가 “이상한 생각”을 하기 시작할 때

영화의 초반은 바비랜드의 일상을 보여주는 데 집중합니다. 이곳에서 바비들은 대통령, 변호사, 과학자 등 온갖 직업을 도맡아 세상을 굴리고, 켄들은 그 옆에서 해변 놀이를 하며 존재감을 찾으려 애를 씁니다. ‘전형적인 바비’였던 주인공은 어느 날 파티 도중 갑자기 “죽음”을 떠올리는 바람에 균열을 맞습니다. 발이 편평해지고, 셀룰라이트가 생기고, 완벽했던 일상이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조언을 구하러 간 ‘이상한 바비’는 그녀에게 자신을 가지고 노는 인간을 찾아 현실 세계로 가야 한다고 말하고, 결국 바비는 몰래 따라온 켄과 함께 LA로 향합니다. 현실에서 바비는 자신이 여성에게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을 강요해 온 존재로 비판받고, 켄은 오히려 남성 중심 사회의 구조를 발견하고는 크게 감탄합니다. 둘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충격을 받고 바비랜드로 돌아가게 되고, 그 뒤로는 켄들이 가부장제를 흉내 내며 세상을 차지하려 하기 시작합니다.

영화 연출

연출과 비주얼 – “장난감 세트가 이렇게까지 세밀해도 되나”

<바비>가 단순 장난감 영화에서 한 단계 올라서는 지점은, 세트와 미술·의상에서 느껴지는 집요함이었습니다. 실제 미니어처를 크게 확장한 듯한 바비랜드의 집들과, 진짜 물이 아닌 페인트처럼 보이는 바다, 계단 대신 슬라이드인 구조는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의 촉감을 그대로 시각화한 느낌을 줍니다. 이런 과장된 비주얼 덕분에, 이후 현실 세계의 회색빛 사무실·도로와의 대비도 훨씬 거칠게 다가옵니다. 음악 역시 ‘I’m Just Ken’, ‘What Was I Made For?’ 같은 곡을 통해 캐릭터들의 감정을 대놓고 노래로 풀어내는데, 특히 후자는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으며 영화의 핵심 정서를 상징하는 곡이 되었습니다.

페미니즘과 켄의 위기 – 웃긴데, 좀 아프다

많은 관객이 가장 인상 깊다고 말하는 부분은 영화 중반에서 글로리아가 현실 세계 여성들이 겪는 모순적인 요구를 한 번에 쏟아내는 장면일 것입니다. 완벽하되 너무 완벽하면 안 되고, 야망을 가지되 탐욕스러워 보이면 안 된다는 식의 말들이 바비랜드의 바비들을 세뇌에서 깨워 내는 주문처럼 쓰입니다. 동시에 영화는 켄들의 존재도 웃음거리로만 소비하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남성성의 규칙에 끼어들지 못한 켄이, 바비랜드로 돌아가서야 비로소 ‘가부장제 놀이’를 시작한다는 설정은, 남성성 자체를 악마화하기보다 사회가 남성에게도 특정 역할을 강요한다는 점을 풍자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여러 평론에서 <바비>는 페미니즘과 함께 남성성 재구성에 대한 논의까지 던지는 작품으로 상당한 명작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개인적인 감상

개인적인 감상 – “바비가 이렇게까지 철학적일 줄은”

직접 보고 나니 이 영화의 장점과 한계가 동시에 이해됐습니다. 장난감 브랜드 영화 치고는 놀랄 만큼 자기성찰적이고, 동시에 거대 기업의 상업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일부 대사는 확실히 슬로건처럼 들리고, 메시지가 너무 정면돌파라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렇지만 극장에서 불이 켜지고 난 뒤, “나는 어떤 규칙들에 맞추려고 살았지?” 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분명 그냥 분홍색이 가득한 여자들이 보는 영화쯤으로 치부하기엔 아까운 작품이라 느껴졌습니다. 많은 여성들에게 한 번쯤은 충분히 생각거리를 주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