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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댓글부대 줄거리, 인물과 연기,개인적인 감상

by 라파닛시 2025. 11. 24.

<댓글부대>는 장강명 소설을 영화화한 2024년 한국 범죄 스릴러입니다. 온라인 여론 조작을 업으로 삼는 회사와, 거기에 발을 들인 기자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보고 나면 “이거 어디까지가 실제고 어디부터가 영화지?”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실제 국가기관, 대기업의 댓글 조작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얘기를 알고 보면 더 그렇습니다.

영화 댓글부대 줄거리

줄거리 – 기레기가 된 기자, 그리고 팀 알렙

사회부 기자 임상진(손석구)은 대기업 ‘만전’ 비리를 폭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가 곧바로 오보 판정을 받습니다. 하루 아침에 “기레기”가 된 그는 정직을 먹고, 책상도 짐도 한순간에 밀려나게 됩니다. 그때 수상한 남자가 나타나 말합니다. “기자님 기사, 사실 오보 아니었어요. 저희가 댓글 작업으로 덮은 거예요.” 자신을 온라인 여론 조작 조직 ‘팀 알렙’의 멤버라고 소개하는 인물, 필명 ‘찻탓캇’ 입니다. 상진은 황당해하면서도 만전 뒤에 더 큰 세력이 있다고 직감하고 이들의 사무실을 찾아가게 됩니다.
이 시점부터 영화의 공기가 확 달라집니다. 찡뻤킹(김성철), 찻탓캇(김동휘), 팹택(홍경)로 이뤄진 팀 알렙은 수십 개 계정을 동시에 굴리며 댓글, 게시글, 짤을 실시간으로 뿌리빈다. 포털, 커뮤니티, 메신저 창이 화면 안에서 겹쳐 튀어나오는 연출 덕분에 관객은 거의 모니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여기서 영화는 “진실을 밝히겠다”는 기자의 욕망과, 그 욕망마저 이용하는 권력을 한 판에 올려놓고 비틉니다.

인물과 연기

인물과 연기 – 손석구와 ‘알렙’ 세 사람

임상진은 전형적인 정의로운 주인공이 아닙니다. 취재 실력은 있지만 허세가 심하고, 자기 커리어를 지키기 위해 위험한 거래도 슬쩍 넘나드는 인물입니다. 손석구는 이 애매한 지점을 설득력 있게 끌고 갑니다. 방송에서 욕을 먹으면서도 카메라 불이 켜지면 어깨를 펴고 웃어야 하는 얼굴, 혼자 남았을 때 덜컥 겁이 나는 눈빛이 한 사람 안에서 공존해 묘한 느낌을 줍니다.
팀 알렙 멤버 셋은 딱 요즘 인터넷에서 봤을 법한 설정의 캐릭터들입니다. 장난과 효율 사이를 오가는 리더 찡뻤킹, 스토리를 설계하는 글쟁이 찻탓캇, 밤새 키보드를 두드리는 실무자 팹택. 이들은 자신들을 거창한 흑막이 아니라 “그냥 시키는 대로 일하는 프리랜서” 정도로 규정하려 애씁니다. 하지만 장난처럼 눌러대는 클릭이 실제 사람들의 평판과 시위,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순간들이 포착되면서, 웃을 수만은 없어집니다.

연출과 톤 – 인터넷 창을 찢어놓은 화면

연출을 맡은 안국진 감독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때처럼 이번에도 형식 실험을 가져갑니다. 기사 본문, 포털 메인, 댓글창, 단톡방 캡처가 화면 위에 겹겹이 얹히는 구성이 대표적입니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웹진에서도 인터넷 창을 뚫고 튀어나온 듯한 화면이 특징이라고 짚었는데, 실제로 보고 있으면 이건 과장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보고 있는 화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체 톤은 범죄 드라마와 블랙코미디 사이를 오갑니다. 진짜와 가짜, 현실과 허구를 계속 섞어두고, 관객이 어느 한쪽에 마음을 두려 하면 바로 판을 뒤집습니다. 평론들 중에는 “명쾌한 결론을 주지 않고 일부러 관객을 방황하게 만든다”는 평가도 있을 정도입니다.

개인적인 감상

개인적인 감상 – 진짜도 가짜도 아닌, 찝찝한 여운

개봉 직후 평단 평가는 꽤 좋았고, 관객 평은 꽤나 갈렸습니다. 소재가 현실에 너무 가까운 데다, 마지막까지 어느 쪽이 진실인지 확답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극장에서 나와 포털 메인을 습관처럼 열었다가, 첫 화면에 뜨는 기사와 댓글을 한 번 더 의심해 버렸습니다. 이야기 구조만 놓고 보면 ‘기자가 댓글부대를 폭로한다’는 깔끔한 정의 구현 서사를 기대하기 쉬운데, 영화는 끝까지 거기 도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겐 답답한 결말로 남겠지만, 또 한편으론 지금 우리가 사는 환경을 떠올리면 이 정도 모호함이 오히려 더 정직한 결론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댓글부대>는 큰 소리로 메시지를 외치는 작품이라기보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도 “지금 보고 있는 이 글은, 이 평점은 믿을 만한가?”라는 질문을 슬쩍 던져놓고 사라지는 타입의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