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노량> 죽음의 바다 줄거리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을 마무리하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는 1598년 노량 해전을 그린 영화입니다. 임진왜란 7년의 끝, 퇴각하는 왜군을 끝까지 추격해야 한다고 믿는 이순신과 이제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는 조정, 명나라 수군이 서로 다른 선택을 하면서 이야기가 벌어집니다. 조명연합군이 노량 해협에 매복해 시마즈 요시히로의 함대를 기습하는 역사적 전개를 바탕으로, 영화는 마지막 전투와 이순신의 죽음을 향해 달려갑니다.
세 영화 중 세 번째 이순신을 맡은 김윤석은 이미 전설이 된 장군이라기보다 죽음을 예감한 노장에 가깝습니다. 전투 준비 사이사이 가족의 부재와 전우의 죽음을 떠올리는 표정, 승리를 앞두고도 풀리지 않는 어깨가 영화의 정서를당깁니다. 최민식의 분노, 박해일의 젊은 지략에 이어 ‘노량’의 이순신은 자기 운명을 다 알고 나아가는 사람처럼 보여집니다.
해전 액션과 전쟁 영화로서의 힘
러닝타임 후반부 거의 전부가 해전 시퀀스로 채워져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닙니다. ‘노량’의 마지막 90분은 한 번 시작된 전투가 끝까지 이어지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조명 연합함대와 왜군이 좁은 해협에서 뒤엉키는 장면들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조감샷과 배 옆구리를 스치듯 지나가는 샷이 번갈아 붙으며 전술과 혼돈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함선이 부딪히고 화포가 터질 때의 물보라와 밤바다의 불길은 전편들보다 한 단계 올라가는 느낌이 듭니다.
다만 이 스펙터클이 누구에게는 장점이지만 또 다른 관객에게는 피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물들의 감정선이 한 번씩 터져 나올 때마다 다시 거대한 전투 장면으로 밀려나기 때문에, ‘이야기’보다 ‘전투 구경’이 더 크게 느껴진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보는 동안 나 역시 몇 번은 어느 배가 어느 진영이었는지 헷갈려, 화면에 자막으로라도 깃발 색을 표시해 줬으면 싶었습니다. 그래도 해전 영화로만 보자면 이 정도 규모와 리듬을 스크린에서 만날 기회가 흔하지 않은 게 사실이고, 그런 점에서는 꽤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장점과 아쉬움
개봉 당시 ‘노량’은 연말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400만 명을 넘어섰지만,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700만에는 못 미칠 거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전투 장면은 호평을 받았지만 스토리 몰입도는 높지 않고, 20~30대 관객층을 강하게 끌어들이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뒤따랐습니다. ‘명량’의 통쾌함, ‘한산’의 전략 시뮬레이션 같은 재미를 동시에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담백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떠올리면 물결 소리와 함께 북소리가 깔리던 마지막 장면이 먼저 생각날 것입니다. 전쟁을 끝내기 위해 끝까지 싸우다 전장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사람. 그 얼굴을 오래 응시하게 만드는 힘이 이 영화의 진짜 성취처럼 느껴졌습니다. 자막이 올라가도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바다 위에 혼자 남겨진 기분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이순신 3부작의 마침표로서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이 여정을 여기까지 끌고 와줘서 고맙다”는 마음이 조용히 따라오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