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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캠 걸스> 줄거리,개인적인 리뷰,아쉬운점

by 라파닛시 2025. 12. 13.

영화<캠 걸스> 줄거리

넷플릭스를 넘기다 붉은 조명 속 얼굴이 크게 박힌 포스터를 보고 호기심에 눌러 보게되었습니다. 처음엔 다른 영화들과 다름 없이 흔하디 흔한 B급 성인 공포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캠 걸스] (Cam, 2018)는 의외로 집요하게 ‘온라인 정체성’을 파고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성인용 웹캠 방송을 하는 캠걸 앨리스(롤라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합니다. )는 상위권을 향해 매일 자극적인 퍼포먼스를 짜내며 자신을 갈아 넣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과 똑같이 생긴 여자가 자기 계정으로 태연하게 방송을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죠. 진짜인 그녀는 로그인조차 못 하는데 말입니다. 영화는 이 지점부터 끔찍한 악몽으로 변합니다. 비밀번호를 바꿔도 소용없고, 고객센터는 복붙한 답변만 내놓습니다. 경찰 또한 그냥 별일 아닌 것처럼 취급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죠. 앨리스는 현실의 자신과 화면 속 ‘가짜 나’ 사이에서 점점 조여오기 시작합니다. 괴물이나 유령은 따로 나오지 않지만, 플랫폼의 규정, 이용 약관, 신고 버튼 같은 사소한 것들이 굉장히 기괴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캠 화면 특유의 저화질과 깜빡이는 채팅창, 튀는 조명이 영화 전체의 질감을 결정합니다. 

겉으로 보면 <캠 걸스>는 성인 콘텐츠 업계를 배경으로 한 바디 호러물입니다. 노출도 있고, 선정적인 설정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영화가 진짜로 겨누는 건 ‘단순한 야한 장면’이 아니라, 그 장면을 둘러싼 구조입니다. 시나리오를 쓴 이사 마제이는 실제 캠걸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썼고, 그래서인지 이 세계가 그저그런 상상 속 판타지라기보다는 현실적인 느낌을 줍니다. 방송실 세팅, 팬과의 거래, 랭킹 경쟁, 친근하면서도 불쾌한 단골 손님들까지. 모든 게 어디선가 실제로 있을 법한 디테일을 차곡차곡 쌓아 영화를 완성시킵니다. 특히 앨리스가 신고를 하러 경찰서를 찾았을 때, 형사가 그녀의 직업을 듣고 잠깐 비웃듯 표정을 구기는 순간. 범죄 피해자라기보다 ‘그런 일 하는 여자’로 먼저 분류되는 그 눈빛이 굉장히 현실적이고 섬뜩한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플랫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계정이 해킹돼도, 도플갱어가 방송을 이어가도 중요하게 여기는 건 그저 트래픽과 규정 위반 여부뿐이었죠. 그녀가 누구인지, 얼마나 공포에 질려 있는지는 뒷전입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공포는 “내가 내 몸과 얼굴, 이름을 소유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리뷰

[캠 걸스] 는 미스터리와 심리 공포 사이 어딘가에 있는 영화입니다. 살인이 난무하는 슬래셔도 아니고, 점프 스케어를 연달아 터뜨리지도 않습니다. 그 대신 ‘내가 아닌 누군가가 나로서 더 잘 살아가는 것’을 구경해야 하는 관객들에게 불쾌감을 선사합니다. 후반부에 앨리스가 모니터 속 ‘다른 나’와 마주보는 장면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소름끼치게 느껴집니다. 거울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은 결국 한 사람의 서로 다른 욕망처럼 느껴집니다. 인정 욕망과 돈, 안전과 존엄성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현대인의 그림자처럼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은 , 영화가 끝까지 도플갱어의 정체를 과하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술적 해킹이든, 초자연적인 무언가든 경계를 애매하게 두고 물러납니다. 그래서 크레딧이 올라가고 나면 “그래서 그녀의 정체는 대체 뭐였지?” 라고 생각하기보단 “내 온라인 자아는 정말 내 것 맞나?” 같은 질문 따위가 머릿속에 남습니다. 넷플릭스를 뒤적이다 가볍게 눌러 본 한 편이, 생각보다 현실적인 악몽을 슬며시 안겨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쉬운점

물론 아쉬움 점 또한 있습니다. 캠 방송 세계의 구조를 좀 더 깊게 파고들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고, 가족 이야기 서사가 다소 급하게 정리되는 인상도 있었습다. 그래도 디지털 플랫폼과 정체성, 여성의 몸을 둘러싼 권력을 한 번에 건드리는 공포 영화는 흔치 않는다는 점에선 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내 얼굴과 목소리가 이미 수많은 계정과 영상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꽤나 수준급인 공포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